보도자료

(2021.06.08) 폐암 말기 아빠 더 아플까봐…수개월간 학교폭력 참은 중학생

임지혜

2021.06.11

            전남의 한 중학교 운동부 주장이 동급생을 지속적으로 폭행했다는 학교폭력 신고 내용이 알려졌다.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이 학교 폭력을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했으며, 피해 학생은 투병 중인 아버지를 생각해 학교폭력 고충을 털어놓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해당 중학교와 피해 학생 등에 따르면 럭비부 2학년 A군이 럭비부 주장인 같은 학년 B군으로부터 올해 1월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지난 1일 학교 측에 접수됐다.
A군은 2학년이 되면서 럭비부에 가입해 지난 1월 겨울방학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B군은 A군이 훈련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난 무렵부터 3월 초까지 지속적으로 학교 폭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B군은 A군이 운동할 때 실수하거나 같이 씻자는 것을 거부할 때마다 폭력을 행사했다. 럭비부 숙소에서 진공청소기를 분리한 막대 부분으로 엉덩이를 수차례 때렸고, A군의 훈련을 구경하러 온 그의 초등학생 동생이 보는 앞에서도 3차례나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 아니라 B군은 A군의 모친이 베트남 국적인 점을 악용해 A군을 협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B군은 지난 4월 말과 지난달 초에는 2차례에 걸쳐 A군으로부터 5만원을 갈취했다. A군이 "빌려주기 싫다"는 취지로 거부하면 "너네 엄마 베트남 사람이라고 친구들에게 소문내 버리겠다"는 식의 괴롭힘을 이어갔다. 또 B군은 A군 모친의 어눌한 한국말을 흉내 내면서 친구들에게 따라해 볼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학교 폭력에도 A군은 참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B군에 맞서면 B군 누나와 형의 후배들이 보복을 해준다는 소문이 이미 학교 내에 퍼져 있어서다.

더욱이 A군의 부모님은 현재 이혼한 상태로, 부친은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아버지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으로 더 아파질 것을 우려해 함께 사는 할머니에게도 학교 폭력 고충을 털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의 학교 폭력 가해 의혹은 B군 아버지의 지인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밝혀졌다. 해당 지인을 통해 A군의 아버지도 아들의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접했고, 몸이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A군의 고모가 지난 1일 학교를 찾아 학교 폭력을 신고했다.

A군 가족은 학교와 경찰 측에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학교 측은 뉴스1에 "럭비 훈련이 끝나고 숙소에서 폭행이 발생해 그동안 파악을 못했다"며 "가해학생 반 전체를 1층에서 2층으로 옮겨 분리조치했으며 조만간 도교육청 차원의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본사이트에 게시판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